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일곱 가지 교육 미신 (데이지 크리스토둘루 저, 김승호 역 / 페이퍼로드, 2023.05.25)

존 듀이의 진보주의 철학을 기틀로 삼아 현재 미국이 이끄는 세계적인 교육 사조(역량 중심 교육과정, 학생 참여 중심 수업 등)를 다소 비판적인 시각으로 서술하는 책.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 "지식이 없으면 창의성도 없다".  저자는 지식 교육과 교사 주도의 수업을 강조하는 영국 교육부 정책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인물로 인정받아 2017년 영국 교육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20인에 선정되었다.

학력 저하에 대한 진보주의 교육 사조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미국도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한 동안 강조하다가, '이해 중심 교육과정'의 사조로 변화했다. 교육과정의 사조 변화는 우리나라의 2015 개정 교육과정과 2022 개정 교육과정에도 영향을 미쳐, 총론의 인간상과 그에 따른 핵심 역량, 그리고 교과별 역량을 강조하면서도 변화된 교육과정의 문서 체계 속에서 '핵심 개념', '일반화된 지식', '빅 아이디어', 'Key Concept' 등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지식 교육은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이 될 수 없다. 막연히 수용되어 왔던 교육 '유행'에 따른 고정관념에 대해 반성적 고찰의 기회를 주지만, 다소 딱딱하고 이론적이다. 교육학 책을 읽는 것 처럼 다소 지루한 것이 단점. ★ ★

이미지 출처 : kyobobook.co.kr

 

1장. 첫 번째 미신 “지식보다 역량이 더 중요하다”

두 번째 것을 재생할 수 있는 이유는 열여섯 개 글자를 개별적이고 의미 있는 단어 덩어리로 만들어 하나의 구절이나 문장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덩어리로 만드는 것은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배경지식, 즉, 글자들이 합하여 만들어진 단어, 각각의 개별 단어의 의미 그리고 전형적인 문장 구조에 대한 배경지식에 따른 결과다. (p47)

사실적 지식을 학습하는 목적은 단지 하나의 사실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스키마를 형성할 때 결합되는 수백 개의 사실들을 배우는 것이다. (p49)

2장. 두 번째 미신 “학생 주도의 수업이 효과적이다”

자기주도적인 학습자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교사의 지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교사의 수업과 지도가 필요하다는 증거를 역사적, 이론적, 경험적으로 세 가지 측면에서 논의하겠다. (p75)

3장. 세 번째 미신 “21세기는 새로운 교육을 요구한다”

이러한 역량들이 21세기에 새롭게 필요한 특성들이라는 것은 틀린 말이고 위험한 발상이다. (p99)

4장. 네 번째 미신 “인터넷에서 모든 것을 찾을 수 있다”

장기기억은 모든 정신적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장기기억에 저장된 모든 지식을 이용한다. <중략> 현대 과학기술에게 우리를 대신하여 기억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수 없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것에 의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억을 구글에 위탁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두뇌의 장기기억 속에 중요한 사실적 지식을 저장해 둠으로써 작업기억을 위한 공간을 확보해 둘 수 있기 때문이다. (p117)

5장. 다섯 번째 미신 “전이 가능한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

지식과 역량은 상호 의존적이다. 지식과 역량을 따로 분리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역량만 따로 교육시킨다는 것을 불가능하다. (p141)

6장. 여섯 번째 미신 “프로젝트와 체험 활동이 최고의 학습법이다”

윌링햄은 장기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인지심리학 연구가 교사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것은 학생들이 수업 중에 무엇을 생각하도록 수업 계획을 수립했는지 검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180)

7장. 일곱 번째 미신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의식화 교육이다”

미국 교육학자 허시는 모든 학생들이 지식에 접근할 수 있ㄷ록 보장해 주는 것이 사회 정의이며, 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사회와 정치 변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한다. <중략> 허시는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지식을 가르치기 위해 교육과정의 틀을 구축함으로써 자신의 이론을 실용화했다. 그가 개발한 핵심지식 교육과정은 유치원에서 8학년까지 학생들이 각 학년에서 배워야 하는 내용을 계역화시킨 구체적인 지침을 담고 있다. (p210~211)

결론

나는 이 책에서 논의했던 미신들이 교육체제 내에서는 헤개모니를 가진 이론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중략> 헤게모니 이론가들이 말하듯이 헤게모니를 가진 이론의 가장 강력한 특징은 그것이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상식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p218)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는 지식의 강력한 위력을 교육의 중심에 놓지 않는다면 우리 학생들은 학습에서 실패를 계속할 수 밖에 없고 교육 불평등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p219)

역자 후기

오츠 교수는 핀린드가 세계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낸 국가라고 해서 모방하려는 것은 위험한 일이며, 철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핀란드 교육의 진면목을 분석했다. 그는 핀란드의 평소 학교생활에서 시험과 숙제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15세에 대학진학계열과 직업계열로의 진로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시험을 치루는데 이것이 학생들로 하여금 공부를 열심히 하도록 만드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p234)

실제로 핀란드 교실 수업을 참관해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교사 주도의 전통적인 수업이 주로 이뤄지며, 학생 중심의 토론 수업이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한 루터교의 영향으로 1686년부터 법적 결혼 조건으로 일정 수준의 문해력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점도 다른 나라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p235)

살그렌은 <중략> 그가 핀란드가 교육성공 국가로 인정받은 계기가 된 2000년 제1차 PISA와 2003년 PISA 결과는 이를 만든 그 이전의 전통적인 교사 주도 교육 덕택이며, 마침 그때 역량 중심의 교육개혁이 이뤄진 것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2015년 PISA에성 읽기 4위, 수학 13위, 과학 5위까지 추락한 것은 교사 주도의 수업 등 전통적인 교육문화에서 학생 주도의 수업 방식으로 바뀐 결과라고 분석했다. (p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