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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 박혜란의 세 아들 이야기 (박혜란 저 / 나무를심는사람들, 2019.10.25.)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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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 : 박혜란의 세 아들 이야기 (박혜란 저 / 나무를심는사람들, 2019.10.25.)

코딩펀 2025. 3. 6. 13:37

매번... 이게 옳은 길일까? 하루 아침에 화가 몰아 치다가도 이러면 안되지.... 하면서 수십번 후회하는 것이 부모일까? 부모의 바램이 아이들에게 온전히 투영되어 실현되는 것도 아닐진데....  그러면서도 욕심인지, 의무인지, 사랑인지 모를 집착 같은 게 내 마음을 옥죄인다. 

이 책이 나에게 조언하는 부모의 바람직한 태도 3가지. (1) 무감각한... 무던한 부모가 되라.  (2) 아이들이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라. (3) 정서적인 안정감을 줘라

그렇다고, 부모의 '무던함'과 '방치(?)' 만으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보다는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부모의 태도가 아이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 타고난 재능과 품성을 더욱 가속화했으리라. 

이 책은 세 아들을 서울대에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한 '양육서'가 아니라 자식을 키우는 모든 부모의 '위안서'다. 그래... 그래도 되겠지. 이 부모도 이렇게 했으니까.... 한결 편하게 마음을 놓고 아이를 믿어줄 수 있는..... ★ ★ ★ ★

 

프롤로그. 어머니가 언제 우리를 키우셨어요?

나는 아이들을 아이들 뜻대로 자라게 하지 않고 부모들이 자신의 뜻대로 키우려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p19)
아이들을 키울 생각을 하지 말고 자기 자신을 키우면서 아이들이 커 가는 모습을 그저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라는 거다. 그러다 보면 아이도 행복하고 부모도 행복하게 되더라는 이야기이다. (p21)

1부. ‘코끼리 발바닥’과 ‘박씨네’

역사를 만드는 엄마

나는 다 잊고 있는 일들을 아이들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p30)

둔하면 편하다

정직하게 말하면, 우리 아이들은 엄마가 집에 들어앉아 키웠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안정되었다기보다는 워낙 엄마와 아빠가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편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봐야 한다. (p35)

집은 사람을 위해 있다

마치 아이들에게 비싼 새 옷을 사 입혀 놀이터에 내보내고서는 절대로 더럽히지 말라고 잔소리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p44)
"집이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 거지, 당신이 집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 주려면 너무 쓸고 닦지 마십시오."  (p47)

대화가 따로 있나

무엇보다 반드시 말로 하는 것만도 아니다. 내 생각엔 부모 자식 간의 대화에서 말보다 더 중요하고 확실한 것이 바로 스킨십인 것 같다. 스킨십처럼 친밀한 대화가 또 어디 있으랴. 아이들이 지쳐 보일 때 나는 "너 무슨 일 있었니?"라고 묻는 대신, 아이들의 머리를 어루만지거나 어깨를 감싸 안으면서 말한다.
"사는게 힘들지?"
내가 우울해하면 아이들 역시 조용히 엄마를 안아 주며 말한다.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p54)

2부. ‘내 뜻대로’가 아닌 ‘네 뜻대로’

당신의 아이는 천재일지도 모른다

조기 교육을 시키지 않는 게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갑자기 남의 말에 휘둘려서 중심을 잃고는 내 뜻대로 안 된다며 아이를 괴롭힌 게 어리석은 것이다. 문제는 지나친 욕심 때문에 중심을 잃는 것이다. (p65)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준다는 것

우리는 단지 부모라는 이유로, 아이들보다 조금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인생에 대해서 잘 아는 것 같고, 따라서 그들의 인생을 설계해 주어야 할 책임감 같은 걸 느끼면서 산다. (p75)
적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시대를 맞아 젊은 부모들에게 중요한 것은 그저 아이가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일을 찾아낼 때까지 아이의 작은 몸짓,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아닐까. '내 뜻대로'가 아니라 '아이 뜻대로' 사는 모습을 보려면 무엇보다 부모들의 '참을성'이 필요하다. (p75)

이왕 꺾일 기라면 미리 꺾어야지

내 아이는 내가 제일 잘 안다고?

'둘째가 평생 음악을 계속할지 어떨지?'라는 물음에 대한 내 대답은 '모른다'일 수 밖에 없다. 요즘 말로 '네 뜻대로 하세요'일 뿐. (p91)

당신을 닮았네요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누구인가

아마도 아빠가 곰살궃게 굴지는 않지만 성격이 워낙 짜증과는 거리가 먼지라 아이들을 상당히 편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게다가 가장 큰 장점은 유머가 있는 아빠라는 점이다. (p106)

3부. 자식 노릇 하기도 힘들다구요

거친 황야를 홀로 걸었다

당신들의 자식은 부모노릇에 서툴기 짝이 없는 당신들 밑에서 자라면서 얼마나 자식노릇 하기 힘들지 한번 생각이나 해 보았느냐고 물으면 다들 깜짝 놀라는 것 같다. (p111)

모르는 건 끝까지 모른다고 해라

둘째가 학교에 입학할 때 훈이는 엄마에게 들은 훈계를 고스란히 반복했다. "야, 모르는 건 끝까지 모른다고 해야 해. 괜히 아는 척하는 녀석은 바보야, 바보." (p128)

자꾸만 공부가 재미있어져요

네가 공부를 열심히 안했기 때문이라는 지극히 단순한 논리로 착하고 성실한 아이에게 심한 매질을 한 그 아버지. 아이는 밤잠을 안 자고 공부했지만 성적은 오르지 않았다. (p135)

엄마는 대학을 나왔다면서 그것도 몰라?

"답을 몰라도 답을 찾아가는 방법은 안다는 뜻이지. 자, 네가 그 문제를 어디까지 풀다가 엉켰는지 나한테 한번 설명해 봐. 엄마는 전혀 모르는 문제니까 처음부터 차근차근 잘 설명해 줘야 해." <중략> 그러더니 갑자기 "아, 그렇구나! 엄마, 알았어. 이젠 다 풀렸어"하며 신나했다. (p140~142)
너희들이 공부를 잘하면 소원이 없겠다는 말을 반복하는 엄마보다 아무 말 없이 틈만 나면 책을 펼치는 엄마에게서 아이들은 지적 자극을 받는다 (p143)

고3이 무슨 벼슬이라고

독서실에서 공부한 두 달 동안 훈이 성적은 곤두박질을 치고 말았다. 새벽 1시까지 공부하다 보니 낮에는 하루 종일 머리가 흐릿하다고 했다. (p153)

하나 밖에 없는 우리 셋째

"동윤아, 형들이 다 서울대 들어갔다고 해서 너도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어. 만약 형들이 다 못들어갔다면 동윤이도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게 말이 안되는 것처럼. 그렇다고 형들이 다 들어갔기 때문에 나는 일부러 안 들어간다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 무슨 이야기냐 하면, 동윤이는 어디까지나 동윤이라는 거야. 남들이 보면 세 아들 가운데 셋째 아들이지만, 엄마한테는 하나밖에 없는 셋째 아들이잖아." (p157~158)

4부. 살면서 가장 잘한 일

어머니 지금 똥 누고 계셔요

그동안의 예절 교육을 되돌아보면, 존댓말은 안 가르쳤지만 식탁 인사는 철저하게 가르쳐 왔다. 밥 먹기 전에 반드시 '잘 먹겠습니다'라고 인사하고, 다 먹은 후에는 반드시 '잘 먹었습니다'라는 인사를 하게 했다. 남편이 솔선수범했다.  (p170)

우리 생활 형편이 어때요?
우리는 어둠의 자식들이에요
딸이 없어도 섭섭하지 않은 이유
사촌이 이웃만 못할까

5부. 아이가 크는 만큼 커 가는 엄마

오마이를 잘못 만나서
엄마 없이도 괘씸하게 잘만 살더라

유치원생조차도 그 복잡한 컴퓨터 조작을 단숨에 배우는 세상에, 엄마가 하루만 없으면 집안이 마비될 듯이 전전긍긍하는 건, 냉정하게 말하면 엄마의 의도적인 착각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p224)
주부들은, 특히 아이들이 독립적 인간으로 성장하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엄마들이라면, 아이들에게 엄마 없는 하늘 아래에서 살아야 하는 허전함과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는 데 머리를 써야 한다. (p225)

천적들과 함께 춤을
흔들리는 것은 아이들뿐만이 아니다

이제 경제적 형편은 좋아지고 아이 수는 적어졌다. 개인의 상승 욕구는 한없이 커져 가고 학벌의 중요성은 점점 더 부각되는 시대가 되었다. (p241)

세상에서 제일 운 좋은 엄마

어느 날 자정 넘어서까지 거실에 앉아서 공부를 하다가 너무 속이 상해서 혼자 밥상에 엎드려 울고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돌대가리일 수가 있을까. 어쩌면 이렇게...'하고 자탄하면서, 그렇게 한참을 엎드려 울고 있는데 조그만 몸이 내 등 뒤에 실려 왔다. 둘째였다. 오줌이 마려워 깼다가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보고 놀랐나 보다.
"엄마는 우리한테는 꼭 1등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해 놓고 엄마는 지금 욕심대로 안 되나까 속이 상한 거지? 엄마, 꼭 1등 안 해도 돼. 그냥 열심히 하면 되는 거야." (p250)

에필로그. 이제야 바다를 발견하셨어요?

세상은 '성공'과 '실패'라는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게 아닌가 보다. 두 세계 사이에는 수없이 많은 층계가 있고, 우리는 자신에게 걸맞다고 배당된 층계의 어느 어름만큼을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살아가나 보다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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