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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관계의 재발견] (고수리 저 / 2021.06.18)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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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 [관계의 재발견] (고수리 저 / 2021.06.18)

코딩펀 2025. 10. 13. 22:05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10618/107495187/1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관계의 재발견]

나에겐 작은 비밀이 있다. 오후 2시경이 되면 어김없이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가 들려온다. 우리 집 가까이 사는 누군가가 피아노를 연주한다. 그는 매우 끈기 있고 성실한 연주자임에 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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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작은 비밀이 있다. 오후 2시경이 되면 어김없이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가 들려온다. 우리 집 가까이 사는 누군가가 피아노를 연주한다. 그는 매우 끈기 있고 성실한 연주자임에 틀림없다. 날마다 음계를 틀리고 더듬거리면서도 끝까지 연주를 해내므로. 나는 오후마다 그가 연주하는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들었다. 그게 올해로 6년이나 되었다.
장애를 가진 남자가 사랑하는 여인에게 바치는 노래라더라, 어느 아버지가 사랑하는 딸을 위해 만든 노래라더라, 떠도는 이야기를 들었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몰라도 이 노래에는 사랑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연주하는 이웃을 ‘아드린느’라고 불렀다. 발라드는 먼 옛날 음유시인들이 노래하던 시에서 유래되었다지. 유려하진 않지만 서툴러도 꾸준하게 사랑의 노래를 연주해 온 아드린느에게. 오랜 시간 그의 연주를 감상했던 조용한 관객이, 발라드 같은 글을 써 보낸다. 친애하는 아드린느 씨, 서정과 낭만과 마음이 깃든 당신의 연주가 나에겐 매일의 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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