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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AI가 똑똑해지면 인간은 바보가 되는가 (민태기 / 2026.10.1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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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AI가 똑똑해지면 인간은 바보가 되는가 (민태기 / 2026.10.12.)

코딩펀 2026. 10. 12. 08:54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6/10/11/5FXNWWNSFVE3TLV7KIVTEE2MOA/

 

[민태기의 사이언스토리] AI가 똑똑해지면 인간은 바보가 되는가

오픈AI가 수학 난제인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해결하며 AI가 인간 지능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됨. 과거의 기술 공포와 마찬가지로 기우일 가능성을 지적하며, 단순 금지보다는 도구

www.chosun.com

하지만 AI가 어려운 문제를 푼다고 인간이 덜 생각하게 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기술의 성취와 인간의 지적 능력의 변화는 별개로 봐야 하기 때문이다.
한때 텔레비전은 ‘바보상자’로 불렸다. ... 심리학자 에이미 오벤은 2020년 ‘기술 공포의 시지프스적 순환’으로 설명했다. ... 이제 바보상자 자리에 AI가 들어선 모양이다. 도구가 똑똑해질 때마다 사람은 바보가 된다는 이야기가 또 반복되고 있다.
무엇보다 사고 능력 저하를 청소년만의 문제로 보는 시선부터 벗어나야 한다. ... 한국은 읽기, 수학, 과학 모든 분야에서 OECD 평균을 웃돌았다. 2023년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에서 한국은 OECD 평균보다 낮았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한국의 16~24세 문해력은 OECD 평균 이상이다. ... 청소년만을 ‘생각하지 않는 세대’로 보는 시선은 세대에 걸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할 뿐이다.
종이책 기준으로 성인 독서율은 2013년 71.4%에서 2025년 28.8%로 떨어졌다. 학생은 같은 기간 96.0%에서 92.9%로 소폭 낮아졌을 뿐이다. ... 스마트폰 시대에 독서에서 더 멀어진 쪽은, 적어도 이 통계에서는 학생보다 성인이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기억과 계산의 일부를 문자와 책, 각종 도구에 맡겨왔다. 이를 ‘인지적 외주화(Cognitive Offloading)’라 부른다. ... 정보를 덜 기억하거나 문제를 혼자 풀기 어려워졌다고 해서 인간의 지능이 쇠퇴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도구가 발달할수록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가르치는 일이다.
함사 바스타니 교수 등이 2025년 발표한 고교 수학 실험은 AI를 이용하는 방식이 어떤 차이를 내는지 보여준다. 일반형 GPT를 쓴 학생들은 AI의 도움을 받는 연습에서는 성적이 향상됐지만, AI 없이 치른 시험에서는 대조군보다 낮은 성적을 보였다. 반면 답 대신 힌트를 주도록 설계한 AI를 쓴 집단은 대조군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AI가 답을 잘 내는 것과 학생이 잘 배우는 것은 다르다.
정해진 시간에 정답을 내는 데 치우친 입시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 도구만 탓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AI가 만든 답을 검토하고, 되묻고, 스스로 설명하는 수업과 평가가 필요하다. 답을 받아 적는 데 그친다면 AI는 바보상자가 될 수 있다.
얼마 전 어느 과학 콘서트에서 축산업자 한 분이 질문했다. ... 그분이 AI를 수의사처럼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소의 상태를 설명하고 AI의 답을 판단하는 데 오랜 경험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푸는 수학자가 AI를 쓴다고 소를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가 풀렸다고 질문까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도구가 더 많은 문제를 풀수록 교육은 그 답을 이해하고 검증하며 다음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길러야 하지 않을까? ... ‘바보상자’라는 이름을 붙이기 전에, 그 도구로 어떻게 사고를 키울지부터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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