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채식주의자 (한강 저 / 창비, 2022.3.28.)
코딩펀
2025. 1. 6. 23:48
선정적이고, 생생하며 무겁게 압도적이다. 청소년들이 이 강렬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지는 만무하다. ★ ★ ★ ★

채식주의자
하지만 난 무서웠어. 아직 내 옷에 피가 묻어 있었어. 아무도 날 보지 못한 사이 나무 뒤에 웅크려 숨었어. 내 손에 피가 묻어 있었어. 내 입에 피가 묻어 있었어. 그 헛간에서, 나는 떨어진 고깃덩어리를 주워먹었거든. 내 잇몸과 입천장에 물컹한 날고기를 문질러 붉은 피를 발랐거든. 헛간 바닥, 피웅덩이에 비친 내 눈이 번쩍였어. (p20)
몽고반점
지금 베란다로 달려가, 그녀가 기대서 있는 난간을 뛰어넘어 날아오를 수 있을 것이다. 삼층 아래로 떨어져 머리를 박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만이 깨끗할 것이다. (p178)
나무 불꽃
언니. ... 세상의 나무들은 모두 형제 같아. (p210)
.... 어쩌면 꿈인지 몰라. <중략> 꿈속에선, 꿈이 전부인 것 같잖아. 하지만 깨고 나면 그게 전부가 아니란 걸 알지... 그러니까, 언젠가 우리가 깨어나면, 그때는... (p268)